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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쉽고 싸고 안전한' 펀드투자..ETF


요즘 재테크는 펀드 투자가 대세라지만 막상 하려면 쉽지 않다. 정기적금이나 보험에 가입하는 것만큼의 결단과 준비가 필요한 데다 하고많은 펀드들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 지도 난감하다.

게다가 한번 가입하면 갈아타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행여 중도 환매라도 하려면 절차가 까다롭고 적금이나 보험을 깰 때처럼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전후좌우를 잘 살펴서 해야 한다.

펀드 투자를 좀 더 쉽고 자유롭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판매 수수료도 아낄 수 있는 온라인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한발 더 나가면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가 있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하는 ETF는 가입 절차가 더욱 간편하고 수수료가 훨씬 저렴한 데다 분산투자로 투자위험을 줄이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펀드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인기 있는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도입된 지 5년이 지나도 아직 '아는 사람만 아는' 고난이도(?)의 투자상품으로 남아있다.

ETF는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주가지수(인덱스) 구성종목에 고루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이 주가지수 움직임에 연동되도록 설계한 인덱스펀드를 만든 뒤 이를 상장시켜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따라서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려면 주식거래를 할 때처럼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뒤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전화, 증권사 지점창구를 통해 매수 주문을 내기만 하면 된다.

환매 신청도 매도 주문만으로 가능하고 다른 펀드들처럼 비싼 환매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주식처럼 매도일로부터 이틀 뒤(T+2) 결제가 이뤄지고 결제 전이라도 재매수가 가능해 환금성이 뛰어난 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환매일로부터 사흘 뒤(T+3) 돈이 들어오고, 해외 주식형펀드는 환매 신청 후 일주일 이상 지나야 현금을 손에 쥘 수가 있다.

다른 유형의 펀드들이 추종을 불허할 만큼 저렴한 수수료는 ETF의 최대 장점이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경우 매년 투자액의 2.5~3%에 해당하는 수수료(총보수)를 물어야 한다. 싼 수수료를 전매특허로 하는 일반 인덱스펀드도 연 1.5~2%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물론 유사한 형태의 온라인 펀드에 가입하면 판매보수를 낮춰 투자 비용을 좀 더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연 0.5% 수준의 운용보수와 최저 0.024%(온라인거래)의 매매수수료만 물면 되는 ETF를 쫓아오지는 못한다. ETF는 매도(환매)시 일반 주식거래에 부과되는 0.3%의 거래세까지 면제된다.

또한 ETF는 일반 주식처럼 배당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데다, 보유 주식을 대여해 줘서 얻은 수수료 수입까지 있어 실제로는 수수료 부담을 더욱 경감할 수 있다.

수수료는 운용수익에 가려 자칫 간과되기 쉽지만 펀드투자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특히 복리효과로 인해 투자 기간이 길수록 영향은 더욱 크다. ETF는 이 같은 수수료 문제에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TF는 일종의 인덱스펀드로 수익률은 벤치마크 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며 시장이나 업종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셈이어서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특정 종목들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투자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강세장에서 ETF의 단기 수익률은 일반 성장형펀드에 뒤질 수 있지만 장기투자시 누적 수익률은 다르다.

삼성투신운용에 따르면 국내 ETF 1호인 '코덱스200 ETF'의 지난해 수익률은 33.6%로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지수 상승률 30.1%를 소폭 웃도는 성과를 거뒀으나 같은 기간 국내 성장형주식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41.5%에는 다소 못 미쳤다. 하지만 설정일인 2002년 10월 이후 5년여 동안의 누적 수익률은 214%에 달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대다수 성장형펀드가 일관성 없는 수익률과 비싼 수수료로 인해 시장 평균수익률을 따르는 인덱스펀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펀드투자의 상식으로 통한다.

하지만 ETF는 시장을 충실히 반영하기 때문에 최근 같은 약세장에서 시장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코덱스200 ETF'의 3개월 수익률은 4일 현재 -10.9%로 성장형펀드 평균치인 -11.5%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투신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우리CS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에서 출시한 23개 ETF가 출시돼 있으며, 순자산총액은 2조6천억원 규모다.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주가지수(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 외에 자동차, 은행, 반도체 등 섹터지수나 중대형성장, 대형가치, 순수가치 등 스타일지수와 연동된 섹터ETF와 스타일ETF도 있어 세밀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차이나H ETF'와 일본 토픽스100지수와 연계된 '코덱스재팬 ETF' 등 해외 ETF까지 등장해 해외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도 해외 증시에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TF는 투자가 쉽고 편리한 대신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단타'(단기매매)로 흐를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펀드들의 경우 번거로운 환매 절차 때문에라도 투자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지만, ETF는 쉽게 사고 팔 수 있어 돌발적인 호악재나 주가 급등락 등 단기적인 시장 변화에 따른 매매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ETF로 잦은 매매를 할 경우 거래 수수료 증가를 초래해 수익률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분산투자 효과도 거둘 수 없는 등 장점을 살리기 어렵고, 오히려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

게다가 국내 ETF 시장은 아직 유동성(거래량)이 부족해 원하는 시기에 시장 진입을 하기 어렵거나 제때 현금화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급 불균형은 ETF 가격이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도록 왜곡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시 거래량 등을 반드시 챙겨봐야할 필요가 있다.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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