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결혼식을 위해”…병적 집착이 ‘신부거식증’ 낳는다-<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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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
【서울=뉴시스】
올 6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노엘 니콜라이(24)의 수첩에는 치아미백, 얼굴 마사지, 제모, 머릿결 관리와 태닝 등 '완벽한 신부'로 재탄생하기 위한 각종 계획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노엘은 또 고등학교 때부터 착용해온 치아교정기를 눈에 안 보이는 '설측교정(교정기를 안쪽으로 해 밖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교정방법)'으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각종 목표 중에서도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결혼식에 맞춰 5.5kg을 감량하는 것. 노엘은 체지방질량 20으로 정상 혹은 미약한 저체중 상태지만 완벽한 '그날'을 위해 치밀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혼식 날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욕망은 여성이라면 당연지사지만 최근 미 여성 사이에서는 '이날만은 레드 카펫의 여배우처럼 보여야 한다'는 여성들의 집착이 확산되면서 이로 인한 '신부 스트레스'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여성들은의 경우 드레스가 돋보이는 몸매를 위해 과도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신부 거식증(bride-norexia, 신부(bride)와 거식증(anorexia)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을 대상으로 한 미 리얼리티 쇼 '부자 신부, 가난한 신부'의 웨딩 플레너를 담당하고 있는 헤이디 알렌은 "요즘 신부들은 머리와 손톱, 화장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뤄지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가장 많은 신부들의 공통된 바람은 체중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렌은 “내가 만난 한 예비신부는 과도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 뒤 자신의 몸에 맞지도 않는 드레스를 주문했다가 막상 결혼식이 다가오자 급하게 사이즈를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솜씨 있는 재단사 덕에 간신히 시간을 맞출 수는 있었지만 자신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 여성의 모습은 딱하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설적으로 이미 날씬한 여성일수록 날씬해야 한다는 집착이 강하다"며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뼈만 앙상한 볼품없는 모습으로 결혼식에 입장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위스콘신 대학의 로리 네이벌스 영양학과 교수는 최근 결혼식과 체중 감량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는 결혼을 6개월 앞둔 여성 272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식습관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전체의 70%에 달하는 여성이 10파운드 이상의 감량을 원했으며 나머지 20% 마저도 "현 상태에서 더 이상 살이 찌지 않도록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답해, 총 90% 가까운 여성이 결혼을 앞두고 심한 '체중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대부분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자제하고 운동 수위를 높이는 등 비교적 '건강한' 방법을 택했지만, 적지 않은 숫자의 여성(20%)는 끼니를 거르거나 유동식만을 먹고, 설사제와 처방받지 않은 다이어트약을 복용하는 '극단적인' 방식을 택했다. 심지어 살을 빼기 위해 흡연을 하거나 식사 후 구토를 통해 먹을 것을 뱉아 내는 등의 '병적증상'을 나타낸 경우도 있었다.
지난 6년간 예비신부들만을 대상으로 다이어트 캠프를 운영해온 헬스 트레이너 마크 벤드라미니는 "많은 여성들이 드레스를 입었을 때 두드러지는 팔뚝 부위 살과 어깨 너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이즈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이는 머리모양이나 손톱손질처럼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1주에 1~1.5파운드의 점진적인 감량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 같은 여성들의 외모 집착은 거식증 외에도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날씬해 보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편법'으로 택하는 태닝 역시 과도할 경우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태닝 시 인공적으로 가해지는 자외선은 자연 태양광의 6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신부들 사이에 유행하는 보톡스와 필링 시술, 레이저 피부 개선 등을 싼 가격에 해주겠다고 유혹, 검증되지 않은 화학물질을 주입하거나 자격증 없이 행하는 '마구잡이' 시술도 자행되고 있어 이로 인한 부작용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관련사진 있음>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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