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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도와준' 뉴욕타임스?


 
스캔들 폭로에 오히려 지지층 확산… 후원금 몰려

NYT 내부 "충분한 증거 제시 못해" 자성 목소리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McCain·71) 상원의원이 뉴욕타임스(NYT)에 '감사편지'라도 써야 할 처지가 됐다. NYT가 방송·통신 전문 여성 로비스트인 비키 아이스먼(Iseman·40)과 매케인의 9년 전 '부적절한 관계'를 보도한 뒤, 오히려 보수층의 지지가 확고해지고 후원금 모금이 증가하고 있다.

◆보수층의 매케인 지지 증가

지난 5일의 뉴욕주 경선을 앞두고 NYT가 사설에서 공화당 후보 중에선 매케인을 지지했을 때, 매케인은 공화당의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진보적인 NYT가 지지하는 후보는 정통 공화당 후보가 아니다"는 호된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NYT의 이번 '폭로'로 상황이 역전됐다. 영향력이 큰 보수적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일제히 NYT 를 비판하고 매케인을 옹호하고 나섰다. 매케인 캠프의 참모인 찰스 블랙(Black)이 "이들 진행자들의 지지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매케인 캠프측은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경선이 시작된 후 가장 많은 후원금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NYT 공격에 나섰다. 스콧 스탠젤(Stanzel) 백악관 부대변인은 22일 "대선 때면 NYT는 공화당 후보에 대해 전당대회 전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전당대회 이후에는 1주일에 한 번꼴로 공격을 했다"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비판했다.

◆NYT 내부의 자성 목소리

NYT의 퍼블릭 에디터(Public Editor)인 클라크 호이트(Hoyt)는 24일자 신문에서, 매케인과 여성 로비스트 아이스먼 사이가 '애정 관계'라고 믿은 익명의 보좌관들의 '우려'를 보도하면서 명확하게 독자를 납득시킬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퍼블릭 에디터는 언론의 취재 윤리를 감시하는 NYT내 옴부즈맨이다.

호이트는 매케인 보도 이후 NYT 웹사이트에 2400여명의 독자들이 의견을 보냈고, 이들 대부분은 NYT 기사가 '섹스' 문제에 초점을 맞춘 데 실망했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호이트는 "NYT 워싱턴 지국의 존경 받는 4명의 기자가 수개월간 취재를 하면서 로맨스를 입증할 증거를 찾으려 했지만 찾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익명의 보좌관들을 인용해 '로맨스' 우려를 추측 보도한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매케인이 (로비를 받고)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파헤친 것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빌 켈러(Keller) NYT 편집인은 "만약 기사의 초점을 매케인이 로비스트와 맺은 관계에 맞췄다면 우리는 그에 걸맞은 증거가 있어야 기사를 내보냈을 것이지만, 이 기사의 초점은 측근조차 우려할 정도로 매케인이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고 반박했다.

NYT는 이날도 매케인이 아이스먼의 로비를 받아 FCC를 압박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상원 상무위원장이던 매케인이 아이스먼의 고객 방송사인 팍슨 TV를 위해, FCC가 법적인 결함(loopholes)을 없애려는 계획을 포기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팍슨 TV는 당시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의 지역 방송국 인수를 추진했으나, FCC의 허가가 지연돼 차질을 빚고 있었다. 워싱턴 포스트도 팍슨 TV의 로월 팍슨(Paxon)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케인이 1999년 11월 FCC에 압력 서한을 보내기 전에 의회에서 팍슨과 매케인이 직접 만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이하원 특파원(워싱턴)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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